美 연준,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 사전보고 의무 공식 철회

| 김민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 관련 은행 활동에 대한 사전 통보 요구 지침을 공식 철회했다. 기존에는 암호화폐와 관련한 활동을 계획하거나 진행하는 주립회원은행들이 연준에 사전 보고해야 했지만, 이제부터는 해당 보고 절차 없이 일반적인 감독 체계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준은 24일 발표문을 통해 2022년 발행된 감독서한(SR 22-6)을 폐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서한은 주립회원은행들이 암호화폐 관련 활동에 앞서 연준에 계획을 미리 통보하도록 요구했던 문건이다. 이와 더불어, 스테이블코인 활동을 제한하던 2023년 감독지침(SR 23-7)도 이번에 함께 철회됐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미국 금융 규제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은 앞으로 관련 활동을 기존 은행 규제를 적용하는 '정상적인 감독 절차'를 통해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디지털 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비즈니스를 추진할 때 불필요한 규제 부담 없이 통상적 절차에 따라 검토를 받게 될 전망이다.

연준은 이번 발표를 통해 "감독지침 철회는 관련 금융 활동이 기존 은행 건전성 기준에 따라 관리될 수 있다는 신호"라며, 모든 암호화폐 관련 비즈니스가 다른 금융 활동과 같은 수준의 감독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강화되고 있는 친암호화폐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는 최근 정부 차원의 디지털 자산 규제를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연준의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 금융당국이 디지털 자산을 더 이상 예외적인 위험 요소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를 뒷받침한다고 분석된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내 은행들이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