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 크립토닷컴과 손잡고 美 ETF 시장 진출… 디지털자산·에너지 담은 '리버티 펀드' 출격

| 김민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rump Media and Technology Group)이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 및 자산운용사 요크빌 아메리카 디지털(Yorkville America Digital)과 미국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22일 공개된 트럼프 미디어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ETF는 디지털 자산과 함께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 걸친 ‘메이드 인 아메리카’ 테마의 증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트럼프 미디어 산하 탈중앙금융 브랜드 트루스.파이(Truth.Fi)를 통해 출시되며, 크립토닷컴의 중개업 부문인 포리스 캐피털(Foris Capital)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정식 출시는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오는 2025년 말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미디어는 해당 ETF에 자사의 현금 보유액 일부를 직접 투자할 방침이며, 트루스.파이가 함께 운영할 별도 운용 계좌 상품(Separately Managed Accounts)과 병행해 운영할 계획이다. 신제품 개발 및 출시에 있어 미국 로펌 데이비스 폴크(Davis Polk)가 법률 자문에 나선다.

이번 추진은 트럼프 미디어가 올 1월 찰스슈왑(Charles Schwab)과 체결한 제휴를 통해 보관 중인 약 2억 5,000만 달러(약 3,650억 원)의 자산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핀테크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 3월 트럼프 미디어와 크립토닷컴이 체결했던 비구속적 협약의 연장선으로, 양사의 공식 계약 체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ETF 출시는 트럼프 및 그의 가족이 추진 중인 암호화폐 사업 일환이기도 하다. 트럼프 일가는 지난해 10월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출범시켰으며, 해당 플랫폼은 자체 토큰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도 함께 밝혔다. 아들인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별도로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 사업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가 반등세를 보이며 기관 자금 유입이 다시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일주일간 10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가 넘는 순유입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암호화폐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만큼, 트럼프 진영의 암호화폐 금융 상품 확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