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암호화폐 거래 이익에 25% 세금 추진

| 손정환 기자

슬로베니아가 암호화폐 거래 수익에 대해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암호화폐 출금에 10%의 세금을 도입한 데 이어, 재무부는 이번에 거래 차익에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새로운 법안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거주자가 암호화폐를 유로나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로 환전할 때, 또는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에 암호화폐를 사용할 때 25%의 세금이 부과된다. 개인 지갑이 아닌 다른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이체할 경우에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암호화폐 거래가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으로 교환하는 것과 같이 암호화폐 간 거래는 비과세 대상이다. 또한 개인 지갑 간 이체도 과세되지 않는다. 새 규정은 개인들에게 매년 암호화폐 수익을 신고하고 모든 거래 기록을 명확히 보관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야당 신슬로베니아당의 예르네이 브르토베치 의원은 높은 과세가 슬로베니아의 성장하는 암호화폐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젊은 인재와 투자자들을 해외로 내몰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클레멘 보슈탄치치 재무장관은 이 세금의 목적이 단순히 세수 확보가 아닌 제도의 공정성 확보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가 가장 투기적인 금융자산 중 하나이며, 다른 투자와 유사한 과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설명했다.

2025년 슬로베니아의 암호화폐 사용자는 약 9만 8천 명으로 예상되며, 수익은 28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 새로운 세금으로 시장 활성화 정도에 따라 연간 250만 유로에서 2,500만 유로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