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실현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인 8,720억 달러(약 127조 4,000억 원)를 기록했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투자자 열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실현 시가총액은 새로운 고점을 찍었지만, 해당 지표의 월간 증가율은 전월 대비 0.9%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비트코인 상승에 대한 시장의 신중한 태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현 시가총액은 마지막으로 온체인 이동이 있었던 가격을 기준으로 전체 공급량을 평가한 지표로, 투자자의 실제 매입 가격에 기반한 순 가치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시가총액보다 시장 심리를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이 지표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은 대다수 투자자가 수익 구간에 진입했음을 의미하지만, 성장 속도가 둔화된 점은 시장 전반의 보수적 심리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데이터가 시장의 '위험 회피'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과 같은 대형 이벤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적극적 매수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비트코인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인 유입세와 더딘 반등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요 온체인 지표 간 괴리를 유심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