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폭락한 만트라(OM)...7조 원 증발에 커뮤니티 '패닉'

| 김민준 기자

암호화폐 프로젝트 만트라(Mantra)의 토큰 OM이 단 하루 만에 90% 이상 폭락하면서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4월 13일, OM의 가격은 6달러를 넘던 수준에서 순식간에 0.50달러 이하로 급락하며 시가총액 기준 약 50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가 증발했다. 갑작스러운 폭락은 루나(LUNA)의 붕괴 사태를 떠올리게 하며 커뮤니티 전반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둘러싸고는 뚜렷한 합의가 없는 상태다. 내부자의 대규모 덤핑, 강제 청산, 지갑 주소 오기입, 거래소 차원의 시장 조작설 등 각종 루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나 만트라 측은 해당 사건이 내부 문제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예기치 않게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만트라는 최근 부동산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하는 RWA(real-world asset) 트렌드에서 유망 프로젝트로 부각되고 있었다. 특히 두바이의 대형 디벨로퍼 다막 그룹(Damac Group)의 부동산·데이터센터 자산 10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 규모를 토큰화하는 협약을 체결한 직후였다. 이와 함께 두바이 암호화폐 규제 당국인 VARA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했고, 레이저디지털, 쇼루크, 앰버그룹, 브레번하워드 디지털 등 유수 기관들과 함께 1억800만 달러(약 1,578억 원) 규모의 생태계 펀드를 출범시키며 탄탄한 외연을 구축했다. 올해 2월에는 OM 토큰이 9달러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 13일, 이러한 상승세는 돌연 중단됐다. 사건 발생 초기 2시간 동안 OM 가격은 완만히 하락해 6.14달러에서 5.52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시간 동안 급락세가 시작됐다. 먼저 1시간 사이 1.38달러까지 하락했고, 이어 곧바로 0.52달러로 주저앉으며 하루 만에 90% 가까이 사라지는 전대미문의 급락을 겪었다. 탈중앙화된 시장에서 순식간에 퍼진 각종 의혹과 공포 심리는 패닉셀을 유도하며 하락을 가속화했다.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블록체인 데이터와 주요 지갑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만트라 측은 여전히 내부 고의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거래소들과의 공조를 통해 상황 분석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실물자산 기반 프로젝트조차 외부 요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암호화폐 시장의 신뢰와 리스크 관리 체계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