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샘 뱅크먼, '알 카포네 수감소'로 이감… 보수 진영 접촉설도

| 김민준 기자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전 최고경영자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교도소는 과거 악명 높은 갱스터 알 카포네(Al Capone)가 복역했던 곳이기도 하다.

미국 연방 교정국(Federal Bureau of Prisons) 홈페이지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오클라호마시티 연방 이송센터에서 잠시 캘리포니아 빅터빌 교도소를 거쳐 현재는 로스앤젤레스의 터미널 아일랜드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해당 시설은 과거 테라노스(Theranos)의 최고운영책임자 라메시 밸와니(Ramesh Balwani), 그리고 1931년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알 카포네 등 범죄 이력자들이 복역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2023년 재판 당시와 이듬해 7건의 중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뱅크먼-프리드는 최근 보수 성향의 정치 평론가 터커 칼슨(Tucker Carlson)과의 인터뷰 이후 예고 없이 이감됐다. 해당 인터뷰는 당국의 허가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이감된 배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의 현재 이감이 2044년으로 예정된 가석방 전까지 유지될지는 불분명하다. 뉴욕 법원은 당초 형 집행 및 항소 절차 지원을 위해 그가 뉴욕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뱅크먼-프리드의 위치 변경으로 법률 대응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각에서는 뱅크먼-프리드가 보수 진영과의 접촉을 시도하며 사면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사한 사례로, 실크로드(Silk Road)의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Ross Ulbricht)는 트럼프의 지난 임기 초기에 사면을 받았고, 비트코인 2025 컨퍼런스 연사로도 예정돼 있다.

이 밖에 FTX의 다른 전 임원들인 캐롤라인 엘리슨(Caroline Ellison)과 라이언 살라메(Ryan Salame)는 여전히 다른 교정시설에 수감된 상태로 조용히 형기를 보내고 있다. 공동 창립자 게리 왕(Gary Wang)과 전 엔지니어링 이사 니샤드 싱(Nishad Singh)은 처음 기소된 인물 중 유일하게 실형 없이 ‘복역 완료’ 판결을 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