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8.4만 달러서 숨 고르기…“달러 약세에 추가 반등 가능성”

| 김민준 기자

비트코인(BTC)이 16일 뉴욕 증시 개장과 함께 8만 4,000달러(약 1억 2,264만 원) 수준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 달러화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 마켓스 프로(Cointelegraph Markets Pro)와 트레이딩뷰(TradingView) 데이터를 보면, 전날 고점에서 급락한 후 비트코인은 기술적 조정을 거치며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가격 변동은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발생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위험자산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이 시장의 민감도를 높였다.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안전자산 수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레이딩사 QCP 캐피털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BTC는 여전히 대체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방어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날 금은 온스당 3,300달러(약 482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시장 참가자들의 주요 관심은 미 달러화 약세 지속 여부에 쏠리고 있다. 미 달러 인덱스(DXY)는 심리적 지지선인 100선 회복에 실패하며 수년 내 최저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트레이더 비트불(BitBull)은 “DXY가 2023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2022년 하반기 바닥권을 지나 2023년 200% 이상 오른 흐름과 유사한 기조가 감지된다”고 평가했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유럽 리서치 책임자 안드레 드라고슈(Andre Dragosch)도 골드만삭스의 자료를 인용해 “달러는 여전히 과대평가 상태”라면서 “달러 하락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BTC가 재평가될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부 전문 트레이더들은 비트코인이 기술적으로 반등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레이더 루카는 “비트코인이 4시간봉 차트에서 역헤드앤숄더 패턴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점과 저점을 높인다면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미카엘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비트코인이 두 개의 주요 저항 구간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8만 7,000달러(약 1억 2,705만 원)대를 다시 테스트한다면 강한 돌파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분기 말 이전에 사상 최고가 경신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