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새로운 고점을 향해 간다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단기 지표들은 오히려 약세장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엑스리서치(10x Research)의 마커스 틸렌(Markus Thielen) 리서치 총괄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곧 장기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 과열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틸렌은 특히 비트코인의 스토캐스틱 오실레이터 지표를 근거로 들며 "현 지표는 새로운 강세장의 초기 국면보다는 사이클 말기 또는 정점 부근에서 주로 나타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 신호와 장기 전망 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전체 시장 전망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최근 랠리는 전통적인 ‘개인 투자자 중심’의 급등장이 아니라 장기 보유자와 분산 투자를 추구하는 기관 투자자의 유입으로 주도됐다는 분석이다. 틸렌은 "암호화폐 시장은 더 이상 '롱 온리(Long-only)' 중심의 단순한 투자처가 아니다"라며 비트코인의 투자 전략이 보다 정교한 금융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4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32.8% 상승해,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약 83,810달러(약 1억 2,24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인 10만 9,000달러(약 1억 5,920만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체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틸렌은 연내 추가 상승보다는 박스권 조정에 무게를 뒀다. 그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유지하면서도, 비트코인은 7만 3,000달러(약 1억 650만 원)에서 9만 4,000달러(약 1억 3,740만 원) 사이의 넓은 범위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3월 7만 3,679달러로 정점을 찍고 미 대선 전까지 약 2만 달러 폭의 가격대를 오갔던 2024년 가격 흐름과 유사한 조정 패턴이 재현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올 6월 이전에 새로운 역사적 최고가 갱신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완 비트코인(Swan Bitcoin)의 최고경영자 코리 클립스텐(Cory Klippsten)은 “6월 말 이전에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돌파할 확률이 50%를 넘는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경제학자 티모시 피터슨(Timothy Peterson)과 리얼비전(Real Vision)의 수석 암호화폐 분석가 제이미 쿠츠(Jamie Coutts) 역시 6월 내 신기록 달성을 예상했다.
쿠츠는 "시장은 비트코인의 상승 속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2분기 종료 전까지 급격한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단기 기술지표부터 거시 경제 정책 변화까지 다양한 변수에 주목하며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