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에 베팅한 셈러 사이언티픽, 610억 원 손실에도 '장기 매입' 고수

| 김민준 기자

헬스케어 기술 기업 셈러 사이언티픽(Semler Scientific)이 비트코인(BTC) 보유 자산 평가손으로 인해 올해 1분기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공시에 따르면, 셈러는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약 4,180만 달러(약 610억 원)의 비실현 손실을 입었다고 보고했다.

올해 3월 31일 기준 셈러는 총 3,182개의 비트코인을 약 2억 6,350만 달러(약 3,845억 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1월 초 93,500달러에서 3월 말 82,350달러까지 약 12% 하락했으며, 4월 7일 장중 최저가인 75,000달러 이하까지 밀리며 총 조정폭은 32%에 달했다.

회사는 해당 분기 동안 880만~890만 달러의 매출과 130만~15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약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셈러 사이언티픽의 CEO 더그 머피-추토리언(Doug Murphy-Chutorian)은 지난해 11월, 헬스케어 본업 성장과 함께 "비트코인 확보와 장기 보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셈러는 비트보(Bitbo) 데이터 기준 글로벌 비트코인 보유 기업 순위 12위로, 보야 인터랙티브(Boyaa Interactive)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셈러는 미국 법무부의 민사 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약 3,000만 달러(약 438억 원)의 합의금 지급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셈러는 별도의 공시를 통해 최대 5억 달러(약 7,300억 원) 규모의 유가증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셈러는 "이번 증권 발행 대금은 회사 운영자금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추가 매입 목적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비트코인 투자 전략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회사의 공통 주식은 나스닥에서 티커 'SMLR'로 상장돼 있다. 셈러 측은 "주가 변동성이 크며 향후에도 계속해서 요동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셈러의 주가는 2025년 초 이후 36% 하락한 상태다.

이번 증권 판매 계획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를 주요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기업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셈러는 "순발행 수익금은 주로 기업 일반 운영 목적과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