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2028년까지 2조 달러 성장 전망... 스탠다드차타드 미 국채 수요도 확대

| 김미래 기자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이 본격화되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2028년까지 10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함께 국채 수요 확대가 미국 재정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추진 중인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혁신법(GENIUS Act)'이 제정되면, 스테이블코인 산업은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폭발적 성장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약 2300억 달러 수준의 전체 공급량은 2028년까지 2조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발행사들의 미국 국채 보유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제프리 켄드릭(Geoffrey Kendrick) 디지털자산 부문장은 "향후 4년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준비금으로 보유하게 될 미국 국채 규모는 약 1조6000억 달러로 추산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중 발행될 신규 T-빌 물량 전체를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평균 4000억 달러씩의 자금 유입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 수요와 비견될 만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준비금 자산의 만기를 93일 이하로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발행사들이 리스크 회피를 위해 단기 국채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써클(Circle)의 모델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써클의 USDC는 88%의 준비금을 평균 12일 만기의 단기 미국 국채로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미국 달러 수요를 촉진하며, 글로벌 결제·무역 통화로서의 달러 패권도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이 USD 자산에 기반할 경우, 초기 단계에서는 오히려 미국의 금융 시스템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다국적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거나, 달러 외 자산에 기반한 대체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할 경우, 달러 중심 구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 제한적으로 사용된 전례와 달리, 디지털 자산 기반 유동성과 투명성이 확보된 바스켓형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준비자산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