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인공지능 기반 감시와 데이터 오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웹3 커뮤니티에 탈중앙화의 핵심 요소로 프라이버시를 다룰 것을 촉구하는 새 글을 발표했다.
14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월요일 "왜 내가 프라이버시를 지지하는가(Why I Support Privacy)"라는 제목의 새 글을 발표했다. 이 글에서 그는 인공지능과 대규모 데이터 수집이 개인의 자율성과 시민적 자유를 침식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웹3 설계의 기초에 프라이버시를 내재할 것을 촉구했다.
부테린은 프라이버시 옹호로 관점을 전환한 배경에는 핵심 신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는 힘이며, 그 힘이 중앙화될 때 민주적 균형이 왜곡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암호학의 발전과 점점 정교해지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인해 더 강력한 프라이버시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
부테린은 오늘날 프라이버시가 단순히 비밀을 숨기는 것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감시 상태로 진행되는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주체성을 유지하는 문제다. 그는 완전 동형 암호화(fully homomorphic encryption), ZK-증명(ZK-proofs), 코드 난독화(code obfuscation)를 개발자들이 프라이버시를 보존하는 탈중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초 도구로 꼽았다.
부테린은 디지털 시대의 자유의 기본 구성 요소로 프라이버시를 정의했다. 그는 데이비드 브린(David Brin)의 '투명한 사회(The Transparent Society)'와 스콧 맥닐리(Scott McNealy)의 악명 높은 "프라이버시는 죽었다"는 발언 등 2000년대 초 투명성에 대한 낙관론을 언급하며, 이러한 시각이 시대에 맞지 않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명성이 공정성을 증진하는 대신, 강력한 기관들이 감시 없이 운영되는 반면 개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했다고 썼다.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부테린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치앙마이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이 촬영되어 이후 온라인에 유포됐다. 이 사건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개인적인 순간이 얼마나 쉽게 동의 없이 포착되고 퍼질 수 있는지 보여줬다. 그는 이런 종류의 과도한 노출이 한때 유명인이나 공인에게 국한됐던 것이 이제는 직업, 의견, 또는 예상치 못한 노출로 인해 취약한 사람들을 포함한 누구에게나 확대됐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이 수년간의 디지털 기록을 검색할 수 있는 미래에서는 겉보기에 해가 없는 데이터조차 무기화될 수 있다.
부테린은 또한 국가 안보가 개인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정당화한다는 생각을 비판했다. 그는 선의의 목적으로도 백도어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권력 남용, 부패, 통제되지 않은 권력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오늘날 수집되는 데이터의 규모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크며, 그에 따라 해를 끼칠 가능성도 커졌다고 주장했다.
4월 11일,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레이어-1 합의 모델을 수정하지 않고도 더 강력한 프라이버시 보호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은 익명 결제, 애플리케이션 수준의 프라이버시, 안전한 데이터 읽기, 네트워크 계층의 난독화 등 네 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지갑이, 레일건(Railgun)과 프라이버시 풀(Privacy Pools)과 같은 도구를 채택해 '보호된 잔액(shielded balances)'을 만들어 기본적으로 비공개 거래를 가능하게 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연결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디앱(dApp)별로 고유한 주소를 생성하고, 공개 트랜잭션 릴레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FOCIL 및 EIP-7701과 같은 표준을 지원할 것을 주장했다.
이 로드맵을 통해 부테린은 프라이버시가 탄력적인 웹3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이차적인 고려 사항이 아닌 설계 원칙이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을 강화했다. 이더리움 방향에 대한 부테린의 지속적인 영향력은 비탈릭 부테린이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블록체인의 접근 방식을 계속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