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4월 14일 다시 8만 4,500달러(약 1억 2,321만 원)를 회복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수입 관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한다고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자극했으나, 해당 조치가 임시 방편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시장의 낙관 분위기는 빠르게 식었다.
미·중 무역 긴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비트코인 시장에 부담을 가했고, 이로 인해 BTC는 8만 6,000달러 돌파에 실패했다. 핵심 파생상품 지표인 비트코인 2개월 선물 프리미엄도 4월 11일 최대 연 환산 6.5%까지 상승한 뒤 5%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레버리지를 이용한 매수 수요가 줄었다는 신호로, 단기 상승 기대감이 약화됐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3일 반도체 수입 관세의 재검토를 예고하며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대한 관세 면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와 칩을 생산하기를 원한다"는 그의 발언은 보호무역 강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술기업에 의존적인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비트코인 시장도 함께 영향을 받으며 추세 회복세가 둔화됐다.
비트코인의 하루 단위 움직임은 S&P 500 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BTC 옵션 시장에서도 낙관론은 오래가지 못했다. 4월 13일 잠시 0% 아래로 떨어졌던 30일 옵션 델타 스큐 지표는 다시 상승하며, 상승 기대가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 4,440달러(약 1억 850만 원) 저점 대비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현물 ETF 및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뚜렷한 매수세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중국 내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 역시 시장의 심리를 드러낸다. 4월 6일부터 11일까지 테더(USDT)는 위안화 대비 1.2% 프리미엄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0.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소매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있으며, 전반적인 시장 공포심리가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2억 8,600만 달러(약 4,176억 원) 규모 비트코인 매수도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주당 평균 매입가는 8만 2,618달러(약 1억 2,059만 원)였으나, 이전과 달리 이 같은 기업 매수 뉴스에도 투자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동시에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는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약 2억 7,700만 달러(약 4,044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하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적 관세 조치와 보호무역 메시지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가운데, 비트코인 시장도 이에 발맞춰 신중한 기조로 전환됐다. 현재 시장은 비트코인의 9만 달러 돌파 가능성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