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전 최고경영자(CEO) 창펑 자오(Changpeng Zhao, CZ)가 자신이 미국 법무부와의 형량 협상 과정에서 트론(Tron) 창업자 저스틴 선(Justin Sun)에 대한 증언 제공에 동의했다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CZ가 미국 검찰과의 합의 조건으로 저스틴 선에 대한 증언 제공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협상 내용”이라며 CZ가 선에 대한 수사 협조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CZ는 12일 자신의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WSJ이 정말 무리한 보도를 하고 있다. 누가 감옥에 갔고 누가 가지 않았는지 잊은 것 같다”며 날을 세웠다. 이어 “정부 측 증인이 된 사람은 감옥에 가지 않는다. 보호를 받는다. 누군가 WSJ 기자들에게 뇌물을 줘서 나를 음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CZ는 2024년 4월, 자금세탁방지법(AML) 위반 혐의로 4개월 형을 선고받은 뒤 9월 27일 미국 연방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복역 당시 그의 재산은 약 600억 달러(약 87조 6,000억 원)로,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수감자로 주목받았다.
CZ는 엑스에 추가 게시물을 통해 “여러 인물들로부터 이번 WSJ 보도는 나를 표적으로 한 악의적 기사라는 경고를 미리 받았다”며 언론의 취재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관련 보도 직후 저스틴 선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해당 루머가 돌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CZ는 나의 멘토이자 가까운 친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내부고발설에 대해 선을 그으며 Coin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한편, CZ는 이번 보도가 내부 정치와 지적 부당성을 가진 로비 활동의 산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다른 게시글에서 “미국 내에서 다시 몇몇 세력들이 우리를 상대로 로비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이전에 FTX가 바이낸스를 밀어내기 위해 규제 압박을 정부에 요청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반복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2023년 11월, CZ는 연방뉴스와이어(Federal Newswire)의 보도를 인용해 “FTX 측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 강화 요청을 시도한 바 있다”고 주장한 전력이 있다.
이번 보도는 지난달 수면 위로 떠오른 암호화폐 기업들의 미국 대선 자금 후원 문제와도 어느 정도 연관성을 보인다. Cointelegraph에 따르면, 암호화폐 산업은 2024년 미국 대선에 1억 3,400만 달러(약 1,957억 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지출했으며, 이 같은 ‘무제한 정치 자금’은 규제 리스크를 높이고 공공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정치책임센터(CPA)는 지난 3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정치적 기부가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목표로 한 것일 수 있으나, 결국 기업의 법적, 평판적, 경영적 리스크를 증대시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