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하락에도 비트코인(BTC) 급락…차익 실현 매물에 눌렸다

| 손정환 기자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된 가운데, 비트코인(BTC) 가격은 예상과 다르게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전체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으며, 변동성이 큰 에너지 및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2.8%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시장 예상치인 2.5%와 3.0%보다 낮은 수치로,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근원 물가 상승률로 평가된다.

이번 수치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시사점을 던진다. 인플레이션이 안정세를 보일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커진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해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날 CPI 발표 직후 $82,500에서 $81,500로 급락하며 '악재 해소에 따른 차익 실현' 흐름을 보여줬다.

이번 물가 지표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도 맞물려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간 대부분의 관세를 유예하며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를 보낸 바 있고, 통화 완화를 통한 경기부양 의지도 다수 언급해온 상황이다. 그러나 연준은 최근 두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여전히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CPI 하락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 변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금융컨설팅업체 HMC의 리서치팀은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하에 나설지는 추가적인 물가 안정 신호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급등락은 시장이 통화정책 현실화보다 기대를 앞서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은 전날 단기 반등하면서 $6,000 이상 상승했지만, 물가 발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방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매크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