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글로벌 무역 긴장 속에서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BTC)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동결 조치’ 이후 급반등하면서, 20만 달러(약 2억 9,200만 원) 돌파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9일 트럼프 대통령은 75개국 대상 신규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고, 보복 관세율을 10%까지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 직후 비트코인은 $83,000(약 1억 2,100만 원)을 웃돌며 반등했고, 현재도 $81,800(약 1억 1,94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격 상승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온체인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BTC가 $86,900을 돌파하면 새로운 사상 최고가인 $208,550(약 30억 4,000만 원)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마이어 배수(Mayer Multiple) 지표를 인용하면서, $69,500 수준에서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지표는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이 200일 이동평균선에 비해 고평가됐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된다.
또 다른 분석가인 'Merlijn The Trader'는 하락 쐐기형 패턴의 돌파 가능성을 언급하며, BTC 가격이 $100,000(약 1억 4,600만 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온체인 데이터도 이러한 낙관론을 뒷받침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비트코인 순거래소 유입량은 음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자산을 중앙화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이동시키고 있음을 의미하며, 매도 압력을 줄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바이낸스 유입량은 최근 2주 동안 증가해 경계심도 함께 제기된다. 투자자들이 곧 공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비해 대응 자금을 준비하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CPI는 단기적인 가격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가 글로벌 무역 환경에 미치는 여파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비트코인은 가격뿐 아니라 거시경제 흐름에서도 핵심 자산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업계는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금융지표 변동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비트코인의 다음 가격 분수령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