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유예에 비트코인 8만 달러 돌파…증시·코인 동반 급등

| 손정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대부분 국가에 대한 신규 관세 인상을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이 조치는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며 글로벌 투자 심리를 되살렸고,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시장에도 즉각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미국 정부가 고율 관세 적용을 멈추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미국 S&P500 지수는 9% 넘게 급등하며 5,456.90을 기록했고, 유로존의 유로 Stoxx50 지수와 일본 닛케이225 등 아시아권 주가지수 역시 5~9%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통 금융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간의 상관관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Bill Ackman)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 방식에는 비판이 많았지만, 결과만 보면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이번 정책 변화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미국은 이번 발표에서 중국에 대한 예외는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6% 오르며 시장 전반의 낙관적인 흐름을 반영했다.

이처럼 전 세계 증시 반등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4시간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5.9% 상승하며 8만 달러를 돌파했고, 이더리움(ETH)은 8.3%, XRP는 9.9%, 솔라나(SOL)와 카르다노(ADA)는 각각 7.6%, 9.8% 급등했다. 주요 알트코인 전반에 걸쳐 5~10%대 상승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단기 반등 이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관세 유예가 일시적인 조치에 그칠 수도 있고, 미국의 기준금리나 인플레이션 지표, 미·중 간 갈등 지속 여부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성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분석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회복세가 계속 유지될 경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의 기관 유입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과 정책 불확실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일시적 완화 메시지는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거시경제 지표 개선과 함께 정치적 리스크 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