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조치와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불확실성 속에서 바이낸스의 비트코인(BTC) 입금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 불안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일부에서는 강세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기고가 마르텐 레게르스코트는 9일 보고서에서 "지난 12일 동안 바이낸스에 2만2,106 BTC, 약 18억 2,000만 달러(약 2조 6,600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순입금돼 총 보유량이 59만874 BTC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불확실성과 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적극적으로 거래소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90일 간 관세 유예 조치 발표 이후 하루 새 8.8% 오른 8만2,474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대한 관세율이 10%로 낮아졌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보복 관세를 이유로 125%까지 인상됐다. 이 같은 뉴스는 시장에 즉각적인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주의 관세’ 정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미국 노동통계국은 10일 3월 CPI 수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전통적으로 큰 지표 발표를 앞두고 거래소로 자금이 이동하며 매도 준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보통 시장 심리 위축과 변동성을 동반한다.
하지만 스위프트엑스(Swyftx)의 수석 애널리스트 파브 훈달은 그러한 해석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입금이 매도 신호일 수 있지만, 현재처럼 수요가 높을 경우 바이낸스가 핫월렛으로 자산을 이동한 것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 변화 이후 시장이 얼마나 낙관적인지를 가늠하는 데는 앞으로 며칠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분석가 매튜 하일랜드는 3월 CPI가 2.5%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또 다른 중요한 하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분석가인 다임(Dyme) 역시 "예상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12일 발표된 CPI 수치는 3.1%로 전망치였던 3.2%를 하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