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의회, 밈코인 리브라 사태 정부 관계자 조사 착수

| 유서연 기자

9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하원은 2월 발생한 밈코인 ‘리브라(Libra)’ 스캔들과 관련해 정부 고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공식 착수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원은 이날 총 세 건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여기에는 특별 조사위원회 설치, 행정부 인사 소환, 정부의 공식 보고서 제출 요청이 포함되어 있다.

조사 대상에는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 장관, 법무부 장관, 국가증권위원회(CNV) 위원장 등이 포함되었으며, 야당 측 대표 파블로 훌리아노(Pablo Juliano)는 “국가적 손실 여부를 의회가 조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밀레이 대통령이 속한 자유진영정당 ‘라 리버르타드 아반사(La Libertad Avanza)’의 니콜라스 마요라스(Nicolás Mayoraz)는 “이번 조사는 권력 분립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리브라는 2월 14일 미국 델라웨어 기반 ‘켈시어벤처스(Kelsier Ventures)’가 솔라나(Solana) 블록체인에서 출시한 밈코인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출시 당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해당 토큰의 공식 웹사이트와 컨트랙트 주소를 공유하며 '아르헨티나 스타트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민간 프로젝트'라고 홍보했다.

이후 리브라는 단기간에 전 세계 시가총액 20억 달러를 넘겼지만, 곧바로 90% 이상 폭락하면서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발생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토큰 가치 하락 이후 지지를 철회하고, ‘사전 정보를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은 탄핵을 요구했으며, 일부 법조인들은 사기 혐의로 대통령을 고발한 상태다.

리브라 개발사 켈시어벤처스의 CEO 헤이든 데이비스(Hayden Davis)는 이후 유튜버 커피질라(Coffeezilla)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밀레이 대통령의 고문이었으며, 대통령 팀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나이핑(sniping)’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초기 유통 물량을 선점해 시장 참여를 유도했다고 주장했으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연루된 ‘멜라니아(MELANIA)’ 밈코인에도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연루 정황에 따라 아르헨티나 검찰은 인터폴에 데이비스에 대한 적색수배(Red Notice)를 요청하였으며, 최근에도 그가 또 다른 신규 밈코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