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폭탄에 비트코인 8만달러 붕괴…투자자들 '매수냐 관망이냐' 고심

| 손정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104% 관세가 2025년 4월 9일 정오부터 발효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이 조치는 중국이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은 데 따른 대응으로, 양국 간 무역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급변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 비트코인(BTC) 가격은 한때 8만 2,000달러선까지 밀린 뒤 7만 5,152~7만 7,672달러 구간의 주요 지지선을 시험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가격대가 비트코인에게 기술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 구간에서 지지가 형성되면 단기 반등이 가능할 수 있지만, 만약 이 범위 아래로 하락할 경우 하방 압력은 더 거세질 수 있다. 특히 8만 1,282달러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상승 전환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분석상으로는 8만 3,792달러 돌파가 뚜렷한 추세 반등의 조건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해야 하느냐'를 두고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이자 '크립토 트레이딩 가이드'의 저자인 글렌 굿먼(Glen Goodman)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섣부른 저가 매수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급락장에서 나이프를 맨손으로 잡으려 들지 말라(Don’t catch a falling knife)"는 격언을 인용하며, 시장이 하락하는 와중에 진입하는 것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굿먼은 "가격이 반등 신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무작정 매수해서는 안 된다"며, 저점 확인 없이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고점과 저점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안정적인 흐름이 나타난 뒤 시장 진입을 고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비트코인의 장기 강세는 2023년부터 이어졌지만, 이번 급락이 구조적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가격과 무역 정책은 뗄 수 없는 연결 고리를 갖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기조 변화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관세 부과가 단기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통화 및 규제 방향에 따라 재도약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