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사상 최고가인 10만 9,500달러에서 약 26.62% 하락하며 현 상승장 사이클에서 가장 깊은 조정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리서치 총괄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XRP와 함께 비트코인이 현 시점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비트코인은 여러 사이클에서 대규모 조정을 겪은 바 있다. 2018년 고점에서 약 83% 급락했고, 2022년에도 사상 최고가 대비 73% 하락했다. 이번 조정은 과거 대비 완만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투자자 심리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플랫폼 에코이노메트릭스(Ecoinometrics)는 나스닥100이 장기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시기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나스닥100이 연간 평균 수익률 아래로 떨어질 경우, 비트코인은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심각한 조정 위험이 높아진다.”
현재 나스닥100이 연초 대비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회복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가격 흐름은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일러가 이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는 3월 31일부터 4월 6일까지 신규 비트코인 매수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 분석 사이트 스트래티지트래커(Strategytracker)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까지 약 356억 5,000만 달러(약 52조 3,000억 원)를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했으며, 최근 5년간 수익률은 고작 17%에 머물러 있다.
이번 하락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핵심 기술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비트코인은 주간 차트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50주 지수이평선(EMA)에 도달했다. 과거 사이클에서는 이 지수선을 하회하며 약세장이 본격 시작된 바 있어 시장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가격 아래 핵심 지지선은 2024년 초 사상 최고가였던 7만 4,000달러이며, 일일 수요대는 6만 5,000~6만 9,000달러 구간에 형성되어 있다. 특히 6만 9,000달러는 2021년 고점을 형성했던 주요 저항선이기도 하다.
한편 비트코인의 주간 상대강도지수(RSI)는 2023년 1월 이후 최저치인 43을 기록했다. 2023년 8월과 2024년 9월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회복세가 시작됐으며, 2022년에는 RSI가 40 이하로 떨어지며 하락장이 본격화됐다.
익명의 암호화폐 트레이더 렉트 캐피탈(Rekt Capital)은 “이번 사이클에서의 일간 RSI 흐름을 감안할 때, 현재 가격 수준에서 7만 달러 선까지가 하락의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당장 반등이 쉽지 않겠지만, 6만 중후반 가격대에서 충분한 유동성과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나스닥 지수와의 상관관계, 기업들의 매수 전략, 기술 지표 흐름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