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캠프,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후원 전면 수용

| 손정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재선 캠프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도네이션 수단으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리플(XRP), 도지코인(DOGE)을 포함한 다수의 암호화폐를 수용하기 시작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3일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직접적인 후원을 받기 위해 새로운 기부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이 포탈을 통해 사용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 도지코인 외에도 시바이누(SHIB), 에이브(AAVE), 체인링크(LINK), 폴리곤(MATIC), 유니스왑(UNI), USDC 등을 이용해 암호화폐로 기부할 수 있다. 결제 인프라는 민주당 전통 강세 지역에서도 운영 중인 결제 서비스 업체 코인페이먼츠(CoinPayments)가 제공한다.

웹사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유일한 후보"라며 "워싱턴 DC 내부 엘리트들이 크립토 이노베이션을 말살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는 자유를 위한 투쟁에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에도 바이든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취임 즉시 미국 내 가상자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부 페이지 설계 역시 암호화폐 친화적이다. 지갑 주소나 QR코드를 통해 직접적으로 암호화폐를 송금할 수 있는 구조이며, KYC(실명 인증)를 통한 최초 인증 절차를 거치긴 하지만 이후 과정은 은행 계좌나 카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관련해 캠프 측은 "암호화폐 도네이션은 연방 선거관리위원회 기준에 따라 동일하게 투명하게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암호화폐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며 젊은 유권자와 기술혁신 지지층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바이든 정부 하에서 암호화폐 관련 산업기반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그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기술 주도적 금융 혁신을 미국이 탈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캠프의 이번 행보가 단순한 도네이션 채널 확대가 아니라 전략적인 정당성 확보 수단이라고 평가한다. 금융 트렌드에 민감한 유권자들과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업계 인사들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더불어 미국 선거에서 암호화폐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향후 정책 공약에도 이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