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글로벌 관세 충격에 15% 급락…고래 매도에 하락세 지속?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글로벌 관세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최근 24시간 동안 15% 이상 하락하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일요일 한때 $1,415까지 하락했던 이더리움은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현재도 $1,50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가격 하락은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글로벌 관세 방침 이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 따른 결과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이더리움의 주요 지지선이 $1,290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10만 ETH 이상을 보유한 고래들의 평균 매입 단가에 해당한다. 전체 ETH 보유자의 평균 평단이 약 $2,200임을 고려할 때, 다수의 투자자들이 현재 원금 손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이더리움은 극단적 하락 이후 강하게 반등했던 전력이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테라-루나 사태 당시 이더리움은 $870까지 떨어졌다가 빠르게 회복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고래의 매도 움직임이 추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스팟온체인(Spot On Chain)에 따르면, 초기 이더리움 공개판매(ICO)에 참여했던 한 고래 지갑은 최근 약 7,000 ETH, 약 1,021만 달러(약 149억 원)를 크라켄에 예치했다. 해당 고래는 여전히 23,070 ETH(약 3,450만 달러, 약 502억 원)를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급락장에서 지속적으로 매도에 나섰던 이력이 있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긍정적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인투더블록(IntoTheBlock)은 이더리움의 MVRV(시가총액 대비 실현가치) 비율이 0.87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이더리움이 현재 과대낙폭 상태에 놓여 있음을 암시한다. 낮은 MVRV는 역사적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기 좋은 타이밍을 의미하며, 향후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더리움의 향방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무역정책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확장적 관세 전략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자극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위험자산인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 반대로, 이더리움이 주요 지지선을 방어하고 고래 매도 압력이 약화된다면 반등 시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