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스(APT), 토큰 약세에도 TVL 1조 5천억 돌파…스테이블코인이 견인

| 손정환 기자

아토스(Aptos)의 디파이(DeFi) 생태계가 올해 들어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토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위에 잠긴 총 예치자산(TVL)이 고공 행진 중이다. 2025년 3월 말 기준 아토스 TVL은 10억 3,000만 달러(약 1조 5,038억 원)를 넘어서며 지난해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특히, 아토스 토큰(APT) 기준으로는 562% 급증해 시장 전반에서의 관심을 입증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메사리(Messari)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같은 해 9월 중순까지 아토스 TVL은 3억~5억 달러(약 4,380억~7,300억 원)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했지만, 11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4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APT 토큰 가격은 47% 하락했음에도 TVL이 증가한 점은 프로토콜 사용 기반이 크게 확장됐음을 방증한다.

특히 USDT와 USDC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유입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10월 28일 테더(USDT)의 네이티브 계약이, 올해 1월 31일에는 서클(USDC)의 네이티브 버전이 아토스에 도입된 이후, 해당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USDT의 시가총액은 8배 이상 증가해 6억 8,000만 달러(약 9,928억 원)에 달했으며, USDC도 1억 2,800만 달러에서 2억 9,500만 달러(약 4,302억 원)로 131%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24일 기준 아토스 내 스테이블코인 총 시가총액은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지난해 12월부터는 3배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생태계 성장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은 아토스랩스(Aptos Labs)가 최근 발표한 고성능 블록 생성 기술 ‘잽토스(Zaptos)’와 수평 확장 엔진 ‘샤르딘즈(Shardines)’다. 잽토스는 블록 생성 단계들을 병렬적으로 실행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고 처리량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전체 시스템 효율성을 대폭 개선한다. 샤르딘즈는 거래를 분할하고 동시에 여러 노드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통해 TPS(초당 거래 처리량)를 수직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기술적 혁신과 자산 유입의 상승세는 아토스를 TVL 기준 블록체인 생태계 11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디파이 전반의 성장 외에도 기관 수요 증가도 주목할 점이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아토스 현물 ETF 출시를 신청했다. 주목할 점은 해당 ETF에 *스테이킹 요소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며,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가 신탁 수탁사로 지정됐다.

비트와이즈는 앞서 스위스 증권거래소 SIX에 아토스 스테이킹 ETP를 상장했으며, 이후 한 스페인 은행이 포트폴리오 중 2%를 이 상품에 할당하는 등 기관의 자산 배분도 시작되고 있다.

APT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에서 확장성과 유동성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아토스는 글로벌 거래 허브로의 자리매김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초당 100만 건의 거래 처리 목표에 걸맞은 기술 접목과 실사용 확대가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