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켄, 데리빗 인수 추진… 美 규제 당국 압박 변수로

| 김서린 기자

샌프란시스코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파생상품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규제 당국의 압박이 커지면서 이번 거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리빗 인수 협상 지속**

크라켄은 최근까지 데리빗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부 보도에서는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으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데리빗의 기업 가치는 약 40억~50억 달러(약 5조 7,600억~7조 2,000억 원)로 평가되며, 주요 암호화폐 옵션 거래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크라켄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코인베이스도 인수 경쟁에 합류**

크라켄의 경쟁자인 코인베이스(Coinbase)도 데리빗 인수전에 참전하며 경쟁 구도가 심화됐다. 데리빗의 경영진은 다양한 인수 제안을 검토 중이며, 특정 업체에 독점적으로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규제 당국의 사용자 데이터 요구**

한편, 크라켄은 미국 규제 기관들의 강화된 감시를 받고 있다. FBI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포함한 여러 기관이 고객 데이터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라켄의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규제 당국으로부터 총 6,826건의 데이터 요청을 받았으며, 이 중 57%가 미국 기관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SEC는 크라켄이 미등록 거래소를 운영했다는 이유로 제소한 바 있어, 이번 데이터 요구가 규제 집행과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라켄, 어려움 속에서도 성장세 유지**

규제 압박에도 불구하고 크라켄은 여전히 시장에서 강력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4년 크라켄의 매출은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미국 내 규제 환경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크라켄의 글로벌 확장 및 데리빗 인수 가능성이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