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통령, 리브라 토큰 사기 혐의 전면 부인

| 강이안 기자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최근 '리브라(LIBRA)' 토큰과 관련한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2월 17일 아르헨티나의 뉴스 채널 '토도 노티시아스(Todo Noticia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해당 암호화폐를 홍보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정보를 공유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그가 '리브라게이트(Libragate)'라는 논란에 휩싸인 이후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제가 된 리브라 토큰은 솔라나(SOL) 기반의 밈코인으로, 밀레이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자신의 SNS에 관련 게시글을 올린 이후 시가총액이 45억 6,000만 달러(약 6조 5,800억 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게시글이 삭제되면서 가격이 94% 폭락했고, 이를 두고 '펌프 앤 덤프' 의혹이 제기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나는 숨길 것이 없으며 선의로 행동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통해 "무엇이 적절하고 무엇이 아닌지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이 봇(bot)이었으며, 실제 투자자는 5,000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아르헨티나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MKT(CryptoMKT)의 CEO 마리아 페르난다 주펫은 이번 논란이 아르헨티나 내 암호화폐 사용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녀는 "현지 시장의 암호화폐 거래는 대부분 달러 연동 디지털 자산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기술 자체에 대한 반감보다는 정치적 논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당초 리브라 토큰을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 수단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프로젝트의 정확한 세부 사항을 알지 못한 채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는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업과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웹3 결제 인프라 기업 KIP 프로토콜이 이번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KIP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리브라 토큰을 만들거나 시장 조성자로 활동한 적이 없으며, 단순히 기술 컨설팅을 수행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리브라 토큰 내부자 거래 정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으나, 주피터 익스체인지(Jupiter Exchange)는 조사 결과 내부 거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아르헨티나 내 암호화폐 시장과 규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