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석유 부산물 가스, 비트코인 채굴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성

| 이준한 기자

러시아 이르쿠츠크 주지사가 석유 채굴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반 가스가 비트코인 채굴 관련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주지사 이고르 콥제프(Igor Kobzev)가 채굴 업체들에게 석유·가스 기업과 협력해 "대체 연료 공급원"을 사용하는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이르쿠츠크가 이달 초 러시아 최초로 지역 남부에 연중 암호화폐 채굴 금지령을 발표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모스크바는 몇 달 전 러시아 및 러시아 통제 지역 10곳에 2031년까지 겨울철 암호화폐 채굴 금지령을 시행했다.

러시아 통신사 인터팩스(Interfax)에 따르면, 콥제프 주지사는 4월 25일 지역 현안 연설에서 채굴 시장의 주요 업체들에게 석유·가스 기업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르쿠츠크 정부가 "현상으로서의 채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채굴업자들이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콥제프 주지사는 주민과 기업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부는 채굴 사업자와 석유·가스 생산 부문 기업 간 상호작용을 조정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미 자체 발전을 통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한 성공 사례가 있다. 이들 기업은 수반 가스를 활용한다"라고 콥제프는 말했다.

러시아 석유 기업들은 2010년대 초반부터 수반 가스 관련 시범 사업에서 암호화폐 채굴업체와 협력해왔다. 비트리버(BitRiver)와 가즈프롬 네프트(Gazprom Neft) 등 러시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와 석유 기업들은 2022년부터 협력을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러시아는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 채굴이 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국가 중 하나다. 중국에서 쫓겨난 많은 채굴업자들이 러시아로 이동했으며, 러시아 채굴업자들은 자신들의 산업에 과세하면 모스크바에 수억 달러의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많은 지역의 에너지 그리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에너지부는 일부 지역의 네트워크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세 개 지역에 추가로 채굴 금지령을 내리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지역들은 채굴기를 가동할 수 있는 잉여 전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콥제프 주지사는 남부 이르쿠츠크의 채굴업자들을 공공 그리드에서 완전히 분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수반 가스를 활용한 암호화폐 채굴 이니셔티브를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이러한 파트너십이 플레어링(불필요한 가스를 태우는 과정)을 줄여 이르쿠츠크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를 시추할 때 생산자들은 종종 천연(수반) 가스 주머니를 방출한다. 시추업체가 이 가스를 포집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면 플레어 스택을 사용해 가스를 태워야 한다. 많은 산업이 수반 가스 사용을 꺼리는 이유는 지속적인 흐름이 아닌 강렬하지만 불규칙한 에너지 분출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러시아 채굴업자들은 할인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다면 이 에너지 흐름 모델을 기꺼이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콥제프 주지사는 암호화폐 채굴 관련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2030년까지 동남부 시베리아의 용량 부족이 거의 3GW에 이를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남부 이르쿠츠크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불법 및 준불법 운영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일부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도 역할을 했다며, 채굴업자들이 장비를 끄기를 더욱 꺼리게 되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