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코인, 태국 SEC 승인 첫 암호화폐 거래소 출시

| 김하린 기자

쿠코인(KuCoin)이 태국에서 완전히 허가된 암호화폐 거래소 플랫폼을 출시했다고 4월 23일 발표했다. 이번 출시는 ERX 컴퍼니 리미티드(ERX Company Limited)를 쿠코인 태국으로 리브랜딩한 후 이루어졌다.

24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ERX는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감독하는 첫 번째 디지털 토큰 거래소다. 이번 리브랜딩은 쿠코인이 규제가 엄격하지만 허가된 암호화폐 사업자에게 더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는 아시아로 전환하는 일환으로 진행됐다. 태국 암호화폐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수익성이 높다.

이 시장은 현재 일일 거래량 7천만 달러로 최대 규모인 비트컵(Bitkub)을 비롯해 걸프 바이낸스(Gulf Binance), 업비트(Upbit), 완 익스체인지(WAAN Exchange) 등의 거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쿠코인은 기회를 포착했다. ERX를 인수함으로써 거래소는 태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규제하는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리브랜딩된 플랫폼은 로컬 지원과 글로벌 거래 인프라를 제공하며, 쿠코인은 이러한 조합으로 경쟁사로부터 사용자를 유치하기를 희망한다.

이번 출시는 태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태국 정부는 2022년 암호화폐 자산의 결제 사용을 금지했으며, 규제된 거래를 장려하고 있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는 사기와 돈세탁 방지를 위해 외국 P2P 암호화폐 플랫폼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쿠코인은 규제 마찰에 낯설지 않다. 최근 한국에서는 앱이 차단됐으며, 미국에서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쿠코인은 미국 규제당국과 법적 분쟁 중이다. 회사는 무허가 자금 송금 사업을 운영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으며, 거의 3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과 몰수에 동의했다.

미국 법무부는 쿠코인에 무거운 제재를 가했다. 거래소는 1억 1,290만 달러의 형사 벌금을 지불하고 1억 8,450만 달러를 몰수해야 한다. 규제당국은 2년 동안 미국 내 운영을 금지했는데, 이는 적절한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확인제도(KYC) 안전장치를 구현하지 못한 직접적인 결과다.

이어 또 다른 타격이 왔다. 2023년 12월, 조사관들은 쿠코인 플랫폼을 통해 흐르는 수십억 달러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발견했다. 다크넷 마켓, 랜섬웨어 계획, 사기 운영 등이 모두 약한 통제를 악용했다.

그 여파로 뉴욕에서 신속한 철수가 강요됐고, 쿠코인은 별도의 혐의를 해결하기 위해 2,2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심지어 합의도 중단됐다. 트럼프 행정부 하의 정치적 변화로 최종 승인이 지연되면서 거래소는 규제적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현재 쿠코인은 재건에 나서고 있다. 창업자인 천간(Chun Gan)과 케탕(Ke Tang)은 리더십 역할에서 물러났다. 회사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손상된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피해 후에는 신뢰가 하룻밤 사이에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쿠코인은 유럽에 대한 야망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암호화폐 거래소는 오스트리아를 EU 시장 진출의 관문으로 삼아 미카(MiCA) 라이선스를 정식으로 신청했다. 이는 단순한 확장이 아닌 완전한 운영 개편이다.

승인될 경우, 미카 라이선스는 쿠코인 EU 익스체인지 유한회사(KuCoin EU Exchange GmbH)가 EU와 EEA 내에서 규제된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 회사는 오스트리아의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와 암호화폐 및 핀테크 분야의 인재 접근성을 이유로 비엔나를 새로운 지역 본부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