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어리타이즈, 55조 원 펀드 관리 인수… 디지털 자산 서비스 대형 도약

| 김민준 기자

토큰화 전문 기업 시큐어리타이즈(Securitize)가 미국의 펀드 관리 서비스 업체 MG 스토버(MG Stover)의 펀드 관리 부문을 인수하며 디지털 자산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이번 인수로 시큐어리타이즈 산하 펀드 관리 자회사인 시큐어리타이즈 펀드 서비스(Securitize Fund Services)는 운용 자산 규모를 대폭 확대함과 동시에 기관 투자자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게 됐다.

시큐어리타이즈에 따르면 MG 스토버의 펀드 관리 부문은 시큐어리타이즈 펀드 서비스로 흡수됐으며, 이로 인해 해당 부서는 총 715개 펀드를 대상으로 380억 달러(약 55조 4,8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게 됐다. MG 스토버는 2007년 설립된 이후 헤지펀드,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등 전통 금융 영역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 펀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펀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시큐어리타이즈 측은 이번 인수가 MG 스토버 전체가 아닌 펀드 관리 사업 부문에만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카를로스 도밍고(Carlos Domingo) 시큐어리타이즈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메일을 통해 “MG 스토버 인수는 업계에서 가장 숙련된 디지털 자산 펀드 관리팀을 당사 플랫폼에 더함으로써 기관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강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기존 펀드 관리자들은 24시간 운영되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복잡성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스테이블코인 흐름이나 실시간 결제 처리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큐어리타이즈는 지금까지 33억 달러 이상의 실물 자산을 온체인으로 토큰화한 업계 최대 규모의 기업 중 하나로, 특히 블랙록(BlackRock)의 USD 인스티튜셔널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 발행 주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BUIDL은 현재 약 25억 달러(약 3조 6,500억 원)의 자산을 운용 중이며, 토큰화된 미국 국채 시장에서 단연 선두주자로 꼽힌다.

실물 자산 토큰화(real-world asset·RWA) 시장은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RWA 전문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온체인 금융 자산 총가치는 전반적인 암호화폐 약세장 속에서도 21억 달러 규모로 11.2%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흐름이다.

시큐어리타이즈는 최근 RWA 경제를 위한 블록체인 ‘컨버지(Converge)’ 개발을 위해 에테나랩스(Ethena Lab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블록체인은 기관 및 개인 투자자가 토큰화된 실물 자산과 탈중앙화금융(DeFi)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편 또 다른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만트라(Mantra)는 최근 RWA 및 디파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1억 900만 달러(약 1,592억 원) 규모의 생태계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