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VC 투자, 여성 창업자 비중 0.11%… 더 좁아진 기회

| 정민석 기자

2024년 게임 산업 내 여성 창업자들이 벤처 캐피털(VC)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단 0.1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의 0.18%보다도 감소한 수치로, 게임 업계에서 여성 기업인에 대한 투자 기회가 더욱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여성 창업자들은 총 2억1,570만 달러(약 3,10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이는 전체 게임 스타트업 투자액 중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또한 전체 투자 건수에서 여성 창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23년 0.56%에서 2024년 0.26%로 줄어들었다.

매넬로 벤처스의 파트너 에이미 우는 "게임 업계의 주요 경영진 대다수가 여전히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어 여성 창업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구조적인 문제를 강조했다. 실제로 게임 업계 리더십 중 남성 비율은 2020년 기준 85%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 개발자이자 창업자인 셸비 몰레디나는 최근 여성 창업자들이 VC 투자를 유치하는 어려움을 풍자한 단편 영화 *Resting Pitch Face*를 제작했고, 이를 2024년 GamesBeat Next 행사에서 공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치적 분위기가 여성 및 소수자 창업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양성, 형평, 포용(DEI)' 정책을 철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여성 창업자들에 대한 금융 지원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omen-Led Games의 대표 샤메인 더프는 "게임 산업의 불안정성과 DEI 프로그램의 해체로 인해 여성 창업자들이 직면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또한, Simply Sweet Games의 공동 창업자 티나 메리는 "여성 창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단순한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명한 투자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Wicked Fox Games의 공동 창업자 테리 레드필드는 "2024년에도 여성 창업자들이 같은 비율로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게임 산업 내 남성 중심적인 투자 환경이 변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 대다수가 남성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익숙한 분야에만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여성 창업자들이 역량을 입증하며 게임 업계에서 차별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시스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