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히벌, AI로 진화한 '드리머 포털' 공개…게임 개발 패러다임 바뀐다

| 김민준 기자

AI 기술로 구동되는 3D 게임 개발 플랫폼이 또 한 단계 진화했다. 블리자드, 텐센트, 유니티 출신 베테랑들이 창립한 업히벌 게임즈는 최근 혁신적인 개발 도구 ‘드리머 포털(Dreamer Portal)’의 얼리 액세스를 공개했다. 웹 기반의 이 플랫폼은 누구나 텍스트나 음성 명령만으로 3D 아이템, 캐릭터, 월드와 소품을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드리머 포털은 기존 게임 개발 과정의 주요 병목 요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히벌 제품 총괄 아론 문(Aaron Moon)은 "창작자가 텍스트나 목소리만으로 리깅과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3D 자산을 직접 브라우저에서 생성할 수 있는 신세계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메시(Meshy), 오픈AI(OpenAI), 트리포(Tripo) 등 복수의 AI 기술을 통합해 생산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면서도 제작자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발 키트는 유니티(Unity),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 등 주류 3D 개발 도구와 호환되며, 생성된 자산은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다양한 환경에서 연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업히벌은 추후 자산 거래와 수익화를 위한 마켓플레이스도 준비하고 있으며, AI 에이전트가 중심이 되는 인터랙티브 게임 콘텐츠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플랫폼의 핵심은 ‘에이전틱(Agetic)’ 게임 경험이다. 단순 챗봇 수준을 넘은 NPC는 고유의 성격, 도덕성, 기억 등을 지니며,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학습한다. 예를 들어 특정 NPC가 도끼를 제작하고 재료가 소진되면 스스로 나무를 베고 광물을 캐며 재고를 보충하는 스토리가 무코드로 구현된다. 문은 “기억을 가진 이들 에이전트는 계속해서 세계를 변화시키며 진화하는 MMO를 현실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프로토타입에서 시현한 기능들도 주목을 끈다. 포털에서 생성된 캐릭터는 단 몇 분 만에 텍스트에서 2D 이미지로, 다시 애니메이션과 리깅을 거친 3D 모델로 완성된다. 기존에는 반복 수정을 거쳐야 했던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편집 작업이, 이 도구를 통해 드래그 앤 드롭 수준으로 단순화된다.

창업자 중 한 명인 제프 굿실(Jeff Goodsill) 대표는 "대부분의 스튜디오가 지속적인 AI 기술 변화와 깨진 파이프라인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우리는 그 사이를 메우는 유연한 인터페이스 레이어를 제공함으로써 개발자가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게임 프로젝트의 다수가 수년 내 폐기되며 천문학적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업히벌의 접근법은 창의성을 회복하는 데 중대한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문은 “에이전트가 주요 행동과 내러티브를 자동 구성하면서도, 개발자는 오직 재미있는 요소 설계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니티, 에이펙스 레전드, 콜 오브 듀티 개발 경험을 보유한 업히벌 팀은 향후 자체 게임 퍼블리싱 플랫폼 및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이 플랫폼 내에서 생성형 도구로 직접 게임을 만들고 유통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고해상도 로블록스’로의 진화를 예고하는 셈이다.

이 회사는 최근 AI 모델을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GPU 기반의 자체 서버 인프라도 개발 중이다. 엔비디아 DGX Spark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이 솔루션은 인터넷망과 무관하게 로컬에서 AI를 실행하게 해, 저작권 침해 등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AI 기술 덕분에 3D 모델 생성 시간은 2분 이하로 단축됐으며, 제조 단가는 원가 수준의 ‘몇 페니’로 하락했다. 문은 “지금 이 기술은 매우 가볍고 효율적이며, 프로세싱 파워가 거의 필요 없을 만큼 최적화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업히벌은 정식 출시 전 사용자 피드백 확보를 위한 얼리 액세스 신청을 받고 있으며, 올해 말부터는 자사형 AI 기반 게임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플레이하는 방식까지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