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코더, 머신넷 인수로 AI 코딩 시장 지각변동…깃허브 대항마 부상

| 김민준 기자

AI 코딩 도우미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AI 개발 플랫폼 기업 젠코더(Zencoder)가 고도화된 코드 컨텍스트 기능으로 주목받은 머신넷(Machinet)을 인수하며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젠코더는 24일(현지시간) 젯브레인스(JetBrains) 생태계에서 10만 건 이상의 설치 수를 기록한 머신넷을 전격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젠코더는 급성장하는 AI 코딩 보조 시장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특히 엔터프라이즈 자바 개발자층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창업 6개월 만에 급부상한 젠코더는 이미 커서(Cursor) 및 윈드서프(Windsurf)와 함께 상용 AI 코딩 보조 시장의 주요 3강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젠코더의 CEO이자 창립자인 앤드류 파일레프(Andrew Filev)는 “우리 기술 인력은 50명이 넘는다”며 “2~3명의 엔지니어로는 이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거래 타이밍은 최근 오픈AI가 윈드서프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파일레프는 “일정은 우연의 일치지만 시장의 흐름은 분명하다”며 “AI 코딩 도우미 도입이 보편화되면서, 통합 플랫폼이 생존의 열쇠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VS Code)에 대한 라이선스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젯브레인스 기반의 머신넷 인수가 전략적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신넷은 자바 중심의 엔터프라이즈 개발자 네트워크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어, 젠코더가 MS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다중 통합개발환경(IDE) 대응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젠코더의 기술적 차별점은 단순히 코드 자동 완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리포 그로킹(Repo Grokking)이라는 독자 기술은 전체 코드 리포지토리를 분석해 AI 모델의 문맥 이해도를 높이며, 오류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추론 파이프라인이 적용됐다. 젠코더는 최근 SWE-Bench 멀티모달 벤치마크에서 31%라는 성과를 기록했고, 오픈AI의 SWE-Lancer '다이아몬드' 테스트에서도 기존 최고 점수를 20% 초과했다고 밝혔다.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젠코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멀티 에이전트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개발 환경에서 인간이 여러 도구를 병행해 사용하는 방식을 AI 시스템에 적용한 것으로, 유닛 테스트 전용 에이전트와 같은 다기능 에이전트를 통해 코드 품질을 높인다.

젠코더의 ‘커피 모드’ 기능은 이러한 멀티 에이전트 전략의 대표 사례다. 개발자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AI가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이 기능은 ‘개발자의 동료’로 AI를 활용하겠다는 젠코더의 철학을 잘 반영한다. 파일레프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10배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도구”이며, “우리가 만든 기술을 통해 개발자들은 더욱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머신넷의 브랜드와 유저 기반은 젠코더로 통합된다. 기존 이용자들은 젠코더의 플랫폼으로 원활히 이전할 수 있도록 안내받을 예정이며, 고도화된 기능과 확장된 생태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번 인수는 AI 코딩 도우미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구글(GOOGL),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빅테크의 경쟁이 공격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젠코더와 같은 유연한 전략과 기술 차별성을 지닌 기업들이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기업의 의사결정자들은 이제 AI 보조 기능의 도입 여부보다, 어떤 플랫폼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가졌는지에 주목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