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미쉬’ 등장… 이블 지니어스, 팬과 소통하는 디지털 마스코트 만들었다

| 김민준 기자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이스포츠 조직 이블 지니어스(Evil Geniuses)가 새로운 방식의 팬과의 소통 창구를 열었다. 이블 지니어스는 분산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테타 랩스(Theta Labs)와 함께 자사의 마스코트 캐릭터 '미쉬(Meesh)'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블 지니어스가 2023년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세계 챔피언에 오른 후 기술 혁신을 계속해온 행보의 일환이다. 해당 챗봇은 텍스트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팬들이 미쉬와 밈 기반 농담, 팀 퀴즈, 선수 정보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블 지니어스의 공식 디스코드 서버와 웹사이트에 통합된 미쉬는 경기 일정, 선수 스탯, 팀 역사 등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에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답변한다.

크리스 디아폴로니오(Chris DeAppolonio) 이블 지니어스 CEO는 “우리는 AI 도입 초창기인 2021~2022년부터 데이터를 활용한 인재 발굴과 전략 수립에 주력해왔다”며 “이번 미쉬 개발도 같은 맥락에서 팬 접점을 더 창의적으로 넓히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디아폴로니오 CEO는 이어 “미쉬는 단순한 봇을 넘어 우리 팀 이야기를 담은 ‘디지털 펫’으로,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블 지니어스는 미쉬를 단순한 질의응답용 챗봇으로 끝내지 않고 캐릭터성과 서사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팬을 위한 특수 기능이나 내부 농담(Easter Egg)도 챗봇에 탑재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쉬는 실제로 음성은 내지 않지만 애니메이션 효과와 타이핑 방식의 응답을 통해 생동감 있는 상호작용을 구현했다. 해당 챗봇은 테타 랩스가 보유한 8만 PetaFLOPS 규모 GPU를 기반으로 한 엣지 클라우드 인프라 ‘Theta EdgeCloud’에서 운영되며, NHL 팀들과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악성 콘텐츠 대응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케이시 에반스(Kayci Evans) 글로벌 마케팅 총괄은 “우리는 미쉬의 대답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팬의 관심사와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도록 각 선수 프로필과 팀 문화를 AI에 학습시켰다”며 “팬들이 미쉬와 대화하며 팀의 과거, 미래 그리고 그 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스포츠 업계 내 엇갈린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블 지니어스는 이를 창의적 역량 강화의 도구로 보고 있다. 디아폴로니오 CEO는 “AI는 글로벌 게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 잠재력을 예측하고, 전략을 정교화할 수 있는 엄청난 도구”라며 “결국 팬과 더욱 깊이 있게 연결되기 위한 기술적 진보”라고 했다.

이번 챗봇 프로젝트는 향후 이블 지니어스가 시도할 다양한 파트너십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조직은 팬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 및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발로란트 중심의 팀 운영은 물론, 팀 굿즈 매출이 전년 대비 250% 늘고 평균 영상 조회수가 40%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ESG, 팬 중심 경험, 기술 중심 브랜드 전략을 동시에 지향하는 이블 지니어스의 행보는 글로벌 이스포츠 산업이 맞이할 새로운 AI 시대의 전조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