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CEO “AGI, 2030년까지 가능… AI가 철학자 부를 시점”

| 김민준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 부문을 이끄는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최근 CBS 시사 프로그램 ’60 미닛’에 출연해 향후 AI 기술의 발전 경로와 연구 비전을 직접 밝혔다. 노벨상을 수상한 AI 과학자 하사비스는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의 현재 발전 곡선을 “기하급수적”이라 표현하며, 인간과 유사한 범용 인공지능(AGI)의 등장이 2030년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번 방송은 구글이 최근 클라우드 행사에서 발표한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니(Gemini) 2.5’를 중심으로, 딥마인드의 혁신을 조명했다. 특히 주목을 받은 프로젝트는 ‘아스트라(Astra)’로, 이 신형 챗봇은 텍스트 기반 대화를 넘어 주변 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감정까지 추론하는 능력을 갖췄다. 하사비스는 이 기능이 현실 세계에서 AI가 작동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미니 프로젝트는 단순한 언어 해석을 넘어서 실제 행동까지 가능한 AI를 지향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티켓을 예매하거나 온라인 쇼핑을 수행하는 식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제미니 기술이 탑재된 안경형 프로토타입도 직접 시연돼, AI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의 융합 가능성도 암시했다. 이는 과거 단종됐던 구글 글라스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함께 나왔다.

딥마인의 과거 업적도 재조명됐다.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알파폴드(AlphaFold) 기술을 통해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한 성과는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하사비스는 이 기술이 신약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에는 AI로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하사비스는 기술 발전의 빛 아래 놓인 어두운 그림자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AI가 나쁘게 사용될 위험은 물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하며, AI를 아동처럼 훈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개발의 세계적인 기준과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도 부각했다.

하사비스는 "AI 패권 경쟁이 안전성에 대한 경쟁으로 뒤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며, 인류가 철학적·윤리적으로도 AI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서 그는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설명할 수 있는 위대한 철학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AGI 시대가 기술을 넘어 인간의 생각과 존재 자체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번 인터뷰는 AI 기술이 단순한 산업 도구를 넘어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 딥마인의 실질적 성과와 함께 하사비스의 철학적 통찰은 AI의 미래가 여전히 기술 너머의 무게를 지니고 있음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