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을 들여다본다”… 굿파이어, 720억 투자 유치 성공

| 김민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의 *해석 가능성*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 굿파이어(Goodfire AI Inc.)가 최근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통해 5,000만 달러(약 720억 원)를 유치했다. 창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 이처럼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은 배경에는 AI 시스템 내 숨겨진 ‘작동 메커니즘’을 밝혀내려는 굿파이어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멘로벤처스(Menlo Ventures)가 주도했으며, 앤트로픽,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를 포함한 복수의 투자사가 참여했다. 지난해 7백만 달러를 초기 자금으로 확보한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본격적인 시장 확장을 위한 대규모 실탄을 마련한 셈이다.

굿파이어가 선보인 대표 플랫폼인 엠버(Ember)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내부 작동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내주는 도구다. 기존에는 AI 모델의 응답 오류나 비정상적 출력 문제를 파악하고 수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엠버를 활용하면 특정 프롬프트에 작동한 인공 뉴런 단위까지 추적 가능하다. 덕분에 비효율적인 연산 구조는 제거하고, 보안 위협 요소도 사전에 억제할 수 있어 AI 시스템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에릭 호(Eric Ho) 대표는 “AI 모델이 실패하는 구조를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제대로 고치지 못했던 것”이라며 “우리는 뉴럴 네트워크를 내부에서부터 이해하고 설계하며 개선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엠버는 단순한 모니터링 도구를 넘어 *맞춤형 AI 모델 개발*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예를 들어 고객 상담 전용 챗봇을 만들고자 할 때, 필요 없는 기능이나 뉴런을 제거해 경량화된 모델로 재구성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사용자는 자연어로 원하는 수정 방향을 제시하면, 엠버가 내부 구성 요소를 자동으로 변경해 이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엠버는 외부 데이터와 연동한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구현, 모델 성능 맵핑 등 다양하고 고도화된 분석 기능을 지원한다. 굿파이어는 엠버 외에도 '희소 오토인코더(Sparse Autoencoder)'라는 독립 AI 모델도 공개해왔다. 이 기술은 대형 AI 모델의 작동 방식 해석을 자동화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지난해 메타의 라마 3.3 70B 모델, 최근에는 딥시크의 R1 모델에 적용되기도 했다.

이번 투자금은 엠버 플랫폼 고도화와 함께, 추론 기반 모델이나 이미지 처리 모델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신규 연구 과제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굿파이어는 주요 AI 모델 기업과 공동 연구 파트너십을 맺고, 보다 깊이 있는 AI *해석 가능성 기술*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AI 시스템의 ‘블랙박스’를 열어젖힐 수 있는 기술력은 기업뿐 아니라 규제기관 및 사용자 모두에게 절실한 요소다. 굿파이어는 그 해답을 가장 빠르게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성형 AI 시장 내 차세대 핵심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