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진이 주도한 스타트업 파운데이션 EGI가 제조업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드 투자로 760만 달러(약 109억 원)를 유치했다. 제조·설계 분야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양산성과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AI 에이전트’ 기반 기술을 앞세운 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투자에는 MIT 산하 E14 펀드를 비롯해 유니언랩벤처스, 스타타 벤처파트너스, 삼성벤처스, GRIDS 캐피털, 헨리 포드 3세 등 유수의 벤처 및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했다. 파운데이션 EGI는 Mok Oh CEO, 보이치에흐 마투식 교수, 마이클 포시 박사 등 MIT 연구진이 힘을 모아 창업했다. 이들은 대형언어모델(LLM)이 제품 설계 및 제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문을 발표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스타트업은 ‘제조업 전반의 비효율을 해소하겠다’는 분명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제조 공정의 높은 수작업 의존도와 정보체계의 비정형성이 연간 최대 8조 달러(약 1경 1,520조 원) 규모의 자원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기존 데이터를 근거로 삼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파운데이션 EGI는 자연어로 명시된 모호한 지시사항도 정확하게 구조화된 설계 코드로 전환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는 단순한 설계 툴 대체가 아니라 기존 시스템에 AI 기술을 통합시켜 조작성과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둔다.
마투식 교수는 인간의 언어를 공학 설계 문맥에 맞춘 의미 있는 “엔지니어링 언어”로 변환하는 것이 EGI 기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물리 공간, 실물 물체, 작업 환경에 대한 깊은 컨텍스트 이해를 접목해 설계의 정밀도를 높이는 원리다. 그는 이 플랫폼이 “새로운 세대의 엔지니어들에게 상상 이상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타 테스트 단계인 이 플랫폼은 복수의 글로벌 제조 대기업들이 실제 도입을 통해 설계부터 생산까지의 전 라이프사이클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오 Mok Oh CEO는 “일반적인 대형언어모델은 엔지니어링에는 지나치게 일반화돼 있어 정확도와 활용성 모두 떨어진다”며, “EGI는 엔지니어링에 특화된 전문가용 AI 에이전트로, 특히 설계 문서화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사 E14 펀드의 사에드 하빕 하다드 매니징 파트너는 “미국 제조업 전반이 겪고 있는 심각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라며, “산업 전반에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지금 같은 시점이 파운데이션 EGI에게는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AI의 산업 현장 침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파운데이션 EGI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실질적인 생산성 도약과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겨냥하며, 제조업계의 차세대 혁신 기술로서 가능성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