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뇌질환 진단… 메이요 클리닉·구글 클라우드의 도전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AI)이 의료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뇌질환 진단 분야에서 AI는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 의료 기관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은 이를 활용해 신경계 질환의 진단 및 치료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으로 개발된 AI 기반 뇌 영상 분석 시스템은 의료진 간 전문성 격차를 줄이고, 진단의 정확도 및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메이요 클리닉의 신경계 AI 프로그램 책임자인 데이비드 존스 박사는 최근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비전을 소개했다. 그는 “AI를 활용한 뇌 영상 분석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메이요 클리닉의 진단 지식과 임상 경험을 전 세계 의료기관에 전파하는 기술”이라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신경과 전문의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메이요 클리닉은 6년 전부터 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구축해 왔으며, 대규모 뇌 영상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주요 목표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복잡한 뇌 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을 돕는 것이다. 존스 박사는 “FDG PET 스캔처럼 일반 의료진이 해석하기 어려운 뇌 영상도, AI가 분석해 임상적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진단 정확도는 기존보다 최대 5배 높아지고, 분석 속도는 약 50%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진단 플랫폼을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임상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메이요 클리닉은 의료진, 데이터 과학자, 클라우드 엔지니어, 관리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이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델로이트 컨설팅의 모니터 딜로이트 파트너 고팔 스리니바산은 “기술을 통한 헬스케어 혁신은 단지 도구 제공이 아니라, 가치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라며 협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AI 진단 기술의 다음 과제는 확산이다. 대형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많은 지역의 의료기관들이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존스 박사는 최근 미국신경학회 총회 참석 경험을 공유하며 “메이요 클리닉이 아닌 곳에서도 이 기술을 도입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며, 글로벌 의료기관에 기술을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I를 활용한 뇌 질환 진단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서, 전문 인력의 부족을 메우고, 환자 중심의 의료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메이요 클리닉과 구글 클라우드, 그리고 딜로이트 컨설팅 간 협업은 혁신 기술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