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단순 자동화 넘은 '지능형 협업자'로 진화하다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 기술이 기업 업무 프로세스에 새로운 전환점을 열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던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나, 이른바 ‘AI 에이전트’들이 복잡한 문제 해결과 유연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지능형 협업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개최된 AI Agent Builder Summit 2025에서는 이러한 변화상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사례들이 공유되며 업계 전반의 관심이 집중됐다.

Sema4.ai의 최고경영자(CEO) 롭 비어든(Rob Bearden)은 AI 시스템이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개발자와 현업 담당자가 원하는 결과를 정의할 수 있게 하는 수평적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Sema4의 AI 엔진이 데이터를 연결하고 추론 경로를 구축해 에이전트를 최적의 환경에 배치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술이 단편적인 작업 중심에 머물렀다면, AI 에이전트는 전후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결정적인 의사결정까지 지원한다. 에머슨 일렉트릭(Emerson Electric) 글로벌 금융 서비스 부문 부사장 폴 퍼거슨(Paul Ferguson)은 Sema4와의 협업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접근이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퍼거슨은 고객 지불 내역 처리 업무를 예로 들며, 기존 시스템은 효율성 한계로 전체 작업 중 20~30%만 자동화할 수 있었던 반면, AI 에이전트를 도입한 후 정확도가 최대 80%까지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인력 자원을 보다 고차원적인 업무로 재배치하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전사 수준의 프레임워크 전환을 유도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특히 퍼거슨은 “성공적인 AI 에이전트 도입의 핵심은 명확한 프로세스 서사(narrative)를 정의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Sema4의 플랫폼은 다수의 시스템을 가로지르는 통합형 ‘런북’을 구축할 수 있어, 복잡한 업무 흐름을 하나의 에이전트가 주도적으로 처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AI가 단순 처리 속도를 넘어서 믿을 수 있는 자동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설명 가능성’, ‘보안’, ‘표준화’ 등을 갖춘 운영 체계가 필수다. 비어든은 이러한 필요성에 대해 “우리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AI 에이전트를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는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 자동화 시대는 끝났고, 이제 기업은 *인지 기반 에이전트 플랫폼*을 통해 전체 비즈니스의 생산성과 민첩성을 재정의하려는 시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