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네이블러, 클라우드 다음 먹거리로 급부상…구글·딥마인드도 전면 나섰다

| 김민준 기자

AI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에 접어들면서, 진정한 잠재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AI 이네이블러(AI Enablers)'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구글(GOOGL)이 최근 공개한 훈련 기술은 기존보다 최대 13배 빠른 처리 속도와 10배의 전력 효율을 자랑하며, 딥마인드(DeepMind)의 새로운 데이터 최적화 프레임워크 'Jest' 역시 대규모 성능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기술 진보는 AI 채택 속도를 가속하는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현재 AI 도입은 과거 인터넷 혁명기와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당시 인터넷의 대중화는 인프라 기반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기술적 표준화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를 통해 시스코(Cisco), 오라클(Oracle), 썬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 같은 소프트웨어 인프라 기업들이 산업 변화를 주도할 수 있었다. 지금은 AI 영역에서 이러한 인프라 구축에 해당하는 'AI 이네이블러'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이네이블러는 단순히 기능만 제공하는 포인트 솔루션과 달리, AI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이 제대로 활용되고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와 툴 체계를 의미한다. 2025년을 기점으로 AI 산업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할 세 가지 핵심 흐름이 등장한다. 첫째, 클라우드 기반 워크플로우의 내구성이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신뢰성과 반복 가능성, 오류 방지 능력은 AI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필수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강력한 트랜잭션 보장과 일관성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패턴이 필요하다.

둘째, 효율적인 리소스 관리 툴이다. 현재의 클라우드 인프라는 비AI용으로 최적화되어 있어 AI용 워크플로우 구축 시 성능과 비용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따른다. 데이터베이스, 스트리밍, 캐시 등 자원을 최적화하는 관리 툴은 AI 중심의 아키텍처로 자연스럽게 전환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작용하게 된다.

셋째는 DevOps 프레임워크의 활용이다.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코드 품질을 높이는 데 DevOps는 필수적이다. 최근 등장한 CoPilot, Cursor, Loveable 등의 프로토타이핑 툴과 함께 자동화 테스트 및 원격 빌드 툴은 개발자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는 곧 AI 솔루션의 시장 출시 속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진화를 넘어 글로벌 경제와 산업 구조 전체를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혁신 수단이다. 그러나 그 잠재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토대를 떠받칠 AI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생태계 전반의 아키텍처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제 기업들이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이를 실현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로 바꿀 수 있는 기반 기술, 즉 'AI 이네이블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