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판 바꾼다…코빅, 173억 시드 투자 유치하며 출범

| 김민준 기자

AI 데이터 인프라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스타트업 코빅(Corvic)이 스텔스 모드를 벗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코빅은 최근 1,200만 달러(약 173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생성형 AI 학습을 위한 복잡한 데이터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서, 각기 다른 포맷의 데이터를 통합해 더 정확하고 설명 가능한 응답을 생성하도록 설계된 독자적인 분석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코빅이 개발한 핵심 기술은 '스페이스 혼합(Mixture of Spaces)'과 '적응형 연쇄작용(Adaptive Chain of Actions)'이다. 스페이스 혼합은 텍스트, 이미지, 테이블, 시계열 데이터 등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구조별로 구분해 다차원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단일 기준으로 데이터를 축소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원천 정보의 의미를 왜곡하지 않고 통합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적응형 연쇄작용은 고정적인 프롬프트 대신 각 질문의 의도와 데이터 컨텍스트를 분석해 최적의 도구와 처리 흐름을 실시간으로 구성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코빅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 방식은 그래프 기반의 테이블, 시각화 이미지, 의미 기반의 텍스트 응답 등을 한 번에 결합해 제공하는 시스템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의 AI 훈련 시스템이 데이터 양과 복잡도가 증가함에 따라 흔히 겪는 신뢰성 부족과 정확도 하락 문제도 이 기술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코빅의 설명이다. 파르시드 사벳(Farshid Sabet) CEO는 "대다수의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시스템은 텍스트형 데이터에 치중돼 있고, 다양한 데이터 모달리티를 수용하지 못해 오류를 유발한다"며, "우리는 기존 방식을 뒤엎고 데이터 처리 전반을 유기적으로 구성해 학습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코빅의 시스템은 주요 제조업, 금융, 생명과학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미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초기 파트너사들은 기존 정확도 대비 최대 30%의 성능 향상 효과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과거 카타나 그래프(Katana Graph)에서 함께 일한 세 설립자, 사벳을 포함한 도널드 응우옌(Donald Nguyen), 구빈더 길(Gurbinder Gill)은 딥러닝, 분산 머신러닝, 그래프 분석에 특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업용 AI 인프라 재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시드 펀딩 라운드는 싱가포르 기반 M 벤처 파트너스와 독일의 로버트 보쉬 벤처 캐피털이 주도했으며, 포스힐 벤처스, LAM 리서치 캐피털, LDV 파트너스, K2 액세스 펀드, 애틀랜틱 브릿지의 브라이언 롱 등이 참여했다.

코빅은 기업의 기존 데이터 자산 및 IT환경을 변경하지 않고도 연결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데이터 사일로를 제거하고 통합 추론 기반의 AI 학습 역량을 폭넓게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데이터의 다차원적 활용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접근은 생성형 AI가 당면한 한계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로 주목받고 있다.